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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imo Farao Trio - Play Morri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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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출신의 낭만파 재즈 피아니스트 마시모 파라오가 선사하는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세계!
이세상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영화의 선율들을 편안하며 우아한 스윙재즈의 형식으로 재현한다.
‘시네마 천국’, ‘미션’, ‘피아니스트의 전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24곡의 주옥과 같은 고전들이 수록. (2CD For Special Mid Price)
재즈로 듣는 엔리오 모리꼬네의 낭만적인 영화음악
[Adagio] [Ave Maria] 등 바흐, 베토벤, 쇼팽, 드보르작, 슈베르트 등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들을 재즈로 재해석한 음반으로 국내 음악 팬들과 인사를 나눴던 재즈 피아니스트 마시모 파라오의 다른 음반이 라이선스로 발표된다. 이번에는 클래식 곡들이 아닌 영화음악을 테마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 마시모 파라오가 이태리 태생이기에 그러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태리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들이 이번 음반의 주인공이 되었다. 혹 마시모 파라오의 이름보다는 엔리오 모리꼬네의 이름 때문에 본 작을 접하게 된 분들도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지명도로만 보자면 왠만한 네임 레벨의 뮤지션들도 아마 모리꼬네에게는 못 미치지 않을까 판단되는데 그만큼 거장 중의 거장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깊은 감동을 음악으로 재현해낸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
2005년이었던가. 국내에 엔리오 모리꼬네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할 예정이었는데 공연이 임박한 시점에 허망하게 무산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글쓴이도 이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는데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것이 9시 뉴스를 통해 하나의 사건으로 보도되었다는 것이다. 음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뉴스에 클래식 이외의 음악가가 어떤 식으로든 보도되는 것은 매우 흔치 않은 특별한 일에 속한다. 물론 약물이나 사기에 관련된 뉴스는 별개로 치고.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이 이미 엔리오 모리꼬네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는데 짧게 언급해보자면 20세기 영화음악 분야 최고의 권위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그가 음악가로 참여한 영화만 무려 500여편이 넘는다 하니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의 음악은 대단히 선율적이며 한편으로는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편곡 능력 역시 탁월한 것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그가 작업한 대표적인 영화들을 몇 가지만 열거하자면 [황야의 무법자][원스 어폰 어 타임 아메리카][미션] 그리고 [시네마 천국] 등을 들 수 있을 테다. 무엇보다 [시네마 천국]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 해볼까 하는데 이 영화의 파급력은 개봉 당시 대단했는데 특히 너무도 선명하며 아련한 멜로디의 음악들이 영상과 절묘한 매치를 이루며 크나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영화 음악 관련 방송들은 앞 다투어 이 영화의 음악을 사용하였으며 또한 최근에 모 C.F.에 [시네마 천국]의 음악이 사용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조금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겠지만 바이올린 선율이 율동적인 느낌을 자극하는 ‘시네마 천국 메인 테마’나 처연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러브 테마’는 이제 영화와 별개로 어떤 상징적인 이미지와 감성을 지닌 음악으로 자리한 듯한 인상이다. 굳이 영화와 연결성을 꼬집지 않아도 될 만큼 이제 엔리오 모리꼬네의 작품들은 하나의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닌 음악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
모리꼬네의 작품들을 두 장의 앨범으로 담아낸 마시모 파라오
많은 영화 음악가들이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들의 음악은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에 의해 꾸준히 리메이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 역시 그렇다. 특히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서 모리꼬네의 곡들이 많은 연주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팻 메스니와 찰리 헤이든은 [Beyond The Missouri Sky](1997)에서 [시네마 천국]의 두 곡을 기타-베이스 듀오로 들려주었으며 ‘이태리의 빌 에반스’라 불리 우는 엔리코 피에라눈지는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 드러머 조이 배런과 모리꼬네의 곡들을 피아노 트리오로 접근, 색다른 해석을 보여줬다. 게다가 아방가르드 뮤지션 존 존 역시 [Naked City](1989)에서 빌 프리셀, 웨인 호르비츠 등과 ‘Sicilian Clan’을 몽환적으로 편곡해 들려준 바 있다. 한국의 많은 연주자들 역시 모리꼬네의 곡을 연주하였는데 지난 해에는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자신의 첫 데뷔작 [ Turning Point](2005)에 ‘Cinema Paradiso’를 수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리메이크 대열에 이제 마시모 파라오 트리오가 가세하여 재즈로 편곡, 또 다른 느낌으로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풀어낸다. 본 작은 마시모 파라오가 베이시스트 미셀 로스시글리오네, 드러머 보보 파치네띠와 2004년에 녹음하여 발표했던 음반. 국내에는 약 2번 정도 수입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본 작을 구성하는 2장의 음반은 이태리 아주라 레이블에서 11313번과 11314번으로 넘버링 되어 제각각 발매되었는데 국내에서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발매가 된다. ‘C'era Una Volta il West’를 첫 곡으로 수록한 음반은 부제로 ‘Country Themes’를 달고 있었는데 일명 ‘마카로니 웨스턴’이라 불렸던 6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 작업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앨범의 수입반의 경우, 서부 사막을 배경으로 말을 탄 카우보이가 지나가는 사진이 앨범 커버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기도.
50년대 작품부터 2000년 [캐논 인버스]까지 폭 넓게 선곡!
본 작을 접하고 든 의문 중 하나는 국내 라이선스반처럼 처음부터 2장을 합본으로 발매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마시모 파라오는 왜 굳이 따로 따로 발표했던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앨범 녹음 당시 파라오의 속내에 대해서는 알 수 없겠지만 아마도 1장의 앨범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고 결국 2장으로 녹음하게 된 것이 아니었을지 개인적으로 추측해볼 따름이다. 더군다나 파라오는 앨범에서 모리꼬네의 방대한 음악사를 아우르고 있는데 52년 작 [엔젤 페이스]부터 2000년 작 [캐논 인버스]까지 약 50년간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삽입되었던 모리꼬네의 작품들을 폭 넓게 선곡하고 있다. 곡 수만 해도 12곡씩 총 24곡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이 만한 선곡으로 모리꼬네의 영화음악을 다뤘던 앨범들은 없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편 피아노 트리오라는 편성에서 기인하겠지만 대체로 엔리코 피에라눈지 트리오의 모리꼬네 연주곡집과 여러모로 비교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스윙 리듬을 기반으로 클래식 곡들을 경쾌하게 풀어내었던 마시모 파라오 트리오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엔리오 모리꼬네의 원곡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 살리려 한 것이 특징. 물론 스윙 리듬을 앞세운 피아노 트리오 특유의 스피디한 연주를 들려주는 곡도 있으나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발라드 트랙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 듯 일정한 감정의 선을 유지하며 멜로디를 돋보이게 하는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원곡이 가진 애잔함을 살짝 걷어내고 정적이며 담백하게 연주한 ‘Nuovo Cinema Paradiso’라든지 재기 발랄한 멜로디와 리듬이 인상적인 ‘Metti Una Sera A Cena’ 그리고 연속으로 이어져 연주되는 ‘석양의 무법자’ ‘황야의 무법자’ 등도 원곡과 비교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감상이 가능할 듯. 또한 영화 미션의 감동을 극대화시켰던 ‘Gabriel's Oboe’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로 색다른 감흥을 전해주고 있다. 본 작을 통해 행여나 엔리오 모리꼬네를 몰랐던 분들이라면 낯익은 영화 제목과 친숙한 멜로디에, 재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색다른 곡 해석에서 상당한 감상의 재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