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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 Reed - Ecstasy
루 리드는 진작에 재조명되었어야 할 인물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접속>과 <트레인스포팅>으로 인해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다. <접속>에서는 그가 이끌었던 실험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던 Pale blue eyes가, <트레인스포팅>에서는 그의 솔로작 Perfect day가 각각 히트하면서 그의 존재에 대한 발굴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그다지 큰 히트곡도 없어 차트와 친하지 않은데다, 유수의 언론에도 별로 노출되지 않아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리 친숙한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언더그라운드 지지자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30년에 달하는 음악 생활을 영위해 왔다. 그런 그가 2000년 새 앨범 ECSTASY를 발표했다.

싱어이자 작곡가, 그리고 기타리스트인 루 리드는 마약중독자와 지식인, 호모와 매춘부, 죄수와 악한, 방종한 아이들과 권위가 낮아진 부모들, 그리고 삶을 가장한 탐욕스러운 욕정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통해 광기와 희망, 욕망과 반역, 감상과 탐닉을 표현해 왔다. 또한 인간의 기억, 악몽, 꿈, 슬픔, 풍자 그리고 신비로움들을 시와 로큰롤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그의 노래의 바탕이 되는 미국은 그에게 미지의 세계로서 존재한다. 그래서 그는 30여년 동안 줄기차게 미국의 역사를 앨범에 담아왔고 신작 ECSTASY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타이틀 곡인 Ecstasy는 뉴요커인 루 리드의 재치가 담긴 작품으로 그 특유의 흥얼거리는 듯한 창법과 미니멀한 반주로 진행되며 중간중간 현악의 사용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Like a possum은 과대망상에서의 발견, 의심, 재긍정 등 다양한 주제를 오가는 무려 18분이나 되는 포스트 모던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사이키델릭한 기타 사운드와 몽환적인 베이스 사운드, 그리고 리듬을 잃어버린 듯한 드러밍의 나른함이 벨벳 언더그라운드 시절로의 희귀를 꿈꾸는 듯하다. 여기서 들려지는 루 리드의 보컬은 멜로디를 따르는 스타일이기보다는 웅변에 가깝다. Future farmers of America는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로큰롤 넘버이며, Turning time around는 제 2의 Pefect day라 할만한 서정적인 곡으로 아름다운 트레몰로 기타와 루 리드의 걸죽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Paranoia key of E는 소울풀한 록 넘버이며, Mystic child는 래핑(?)을 하는 듯한 루 리드의 보컬이 인상적이고, Modern dance는 듣는 이로 하여금 최면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본 작 ECSTASY는 루 리드 특유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냉소적인 곡들로 가득하다. 그의 노래들은 다른 이들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사운드와 필링을 가지고 있다. 창법을 보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 레너드 코헨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색채와 톤을 가지고 있다. 또한 리드의 기타 연주는 정교하거나 임팩트가 강하거나 또는 화려하지 않지만, 투박하면서도 인간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 이번 앨범은 1996년에 발표했던 SET THE TWILIGHT REELING 이후 4년만에 발표하는 신작이지만 그간 루 리드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음악을 시작한 이래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