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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Oldfield - Tubular B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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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녹음을 위해 리차드 브랜슨에게 스튜디오 설립을 건의한 이는 마이클과 함께 프로듀스와 엔지니어링을 담당한 탐 뉴만이었다. 옥스퍼드 근교의 한 영지(領地, The Manor)를 사들여 스튜디오를 세운 이들은 TUBULAR BELLS의 본격적인 녹음에 들어간다. 마이클은 이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와 프로듀스의 기술을 익혔고, 2,300여 회의 오버더빙 끝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제 ‘1,000회 오버더빙의 귀재’니 ‘최고의 다중악기주자’니 하는 말들조차 식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수없이 앨범에 대한 언급이 있어 왔지만 이 작품이 마이클에게 가지는 의미는 그 이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감성과 실험이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것은 확고한 자신감과 동시에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기존의 어느 음악 장르에도 끼워넣기 애매한 성격의 이 앨범은 긴장감과 록적인 구성이 강조되는 Part 1과 전통 민요인 The sailors' hornpipe를 포함하는 보다 정적(靜的)인 Part 2로 이루어진다. 바닷가에서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를 배경으로 그려진 튜불러 벨스라는 악기에 대해 마이클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이 타악기의 맑은 음색을 좋아했으리라는 짐작은 할 수 있다. 비비안 스탠셜이라는 나레이터에의해 각종 악기들이 소개되는 Part 1의 끝부분에서 그 대미를 장식하는 악기가 바로 튜불러 벨스이다. 또한 귀에 익은 피아노 선율의 인트로는 윌리엄 프리드킨의 영화 [엑소시스트]에 삽입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버진 레코드 사상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1,600만 장-했으며 지금의 버진이 있게 된 초석(礎石)의 역할을 한 작품이 이 앨범이라는 사실은 꽤나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이후 마이클과 버진(리차드 브랜슨)의 불화 이유가 단순히 판매고 탓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앨범의 발매를 거절했던 많은 레코드 회사들은 버진의 승승장구를 지켜봐야만 했고, 마이클은 단숨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