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와 새로운 출발을 이루게 된 마이클이 제시한 방향은 뜻밖에도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재창조’였다. 역시 TUBULAR BELLS는 그에게 있어 단순한 히트작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TUBULAR BELLS 2라는 제목이 붙은 새 앨범은 Tubular bells의 주선율을 이루는 테마를 변조하여 현대적인 분위기로 포장한 작품이었다. 1992년 9월, 앨범 발매와 동시에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에서 행한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팬들의 반응은 마치 그가 데뷔 시절로 돌아가기라도 한 듯 열광적이었다. 싱글 Sentinel을 히트시킨 이 앨범은 2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커다란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 2년 후인 '94년에 발표한 THE SONGS OF DISTANT EARTH는 매킨토시에서만 작동되는 CD-ROM을 수록하여 관심을 끌었는데, 이 앨범은 [2001년 우주 오디세이]로 유명한 SF 작가 아서 클라크의 소설 [머나먼 대지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이었다. 신비로운 우주를 유영(遊泳)하는 듯한 각 곡들은 전자음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음에도 따스한 감성을 담고 있으며 그레고리안 성가의 차용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이니그마와 유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