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러울 정도로 변함없이 영국스러운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 마이크 올드필드의 신보가 발매됐다. 진지한 음악 탐험가들이 아니라 해도 그의 TUBULAR BELLS I, II, III 연작 시리즈나 아니면 그의 중기작중 가장 파퓰러한 내용을 담고 있었고, 국내에서도 제법 인기를 모았던 ISLANDS('87) 앨범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아름답고 공산주의는 잔인하다는 뿌리깊은 교훈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일깨워준 명작 [킬링 필드(The Killing Fields)] 사운드트랙에서 그가 들려준 애잔하고 촉촉한 연주를 기억해 보라.
사실 그의 음악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인다거나 혹은 투철한 실험성이 돋보이는 부류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천재에 가까운 아티스트이다. 시각적인 면에 치우친 3차원적인 그의 음악 세계는 절대 한 자리에 머무르거나 맴돌지 않았고 초기 [V2] 레이블 시절부터 지금껏 근 30년 이상을 음악 활동에 몸담고 있는 모습으로 거장다운 모습을 보인다. 그런 그의 최근 음악 활동이 매우 내실에 차 보인다. 지난 '97년의 XXV - THE ESSENTIAL MIKE OLDFIELD 앨범을 통해 옛 것들을 갈무리한 이후 그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물론 그는 멀티 뮤지션에 속하는 아티스트지만 새 앨범 GUITARS는 약간의 미디, 시퀀스 작업이 덧붙여지기는 했지만 주로 리얼 기타 연주가 앨범을 주도하는 이색적인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원초적인 인간의 손길로 앨범을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쿠스틱 기타 두 대로 펼쳐 보이는 고전의 향취 물씬한 Muse, 마이크가 가장 아끼는 곡 중에 하나라는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의 두 소절을 테마로 차용한 Cochise, 스패니시 기타와의 협연이 인상적인 Embers, 재지하고 록 적인 느낌의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Out of sight 비비 킹에게 헌정한 B. Blues, 동,서,남,북풍이 지니는 이미지들을 살려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그리는 Four winds 등에 주목해 감상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