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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Mccartney - Driving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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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의 송라이터 폴 매카트니 경의 식지 않는 열정을 담은 앨범, "Driving Rain"!
뛰어난 송라이터 폴 매카트니의 면모를 보여주는 신곡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새로운 프로듀서와 밴드의 라인업으로 작업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프로듀서로는 뱅글스와 슈가 레이(Sugar Ray), 토니 베넷 등과 작업한 바 있는 데이빗 칸(David Kahne)이 기용되었고 밴드 멤버들은 러스티 앤더슨(Rusty Anderson:기타), 게이브 딕슨(Gabe Dixon:키보드), 에이브 로보리얼 주니어(Abe Loboriel Jr.:드럼) 등 전원 미국인들로 구성되었다. 여기에 폴 매카트니가 변함없이 베이스를 잡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제작 과정이나 사운드 면에서 "Run Devil Run" 앨범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두 앨범 모두 폴 매카트니의 솔로 앨범이지만 폴이 다른 악기에는 손을 거의 대지 않고 베이스 연주와 보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밴드 지향의 앨범이라 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고 또 하나는 "Run Devil Run" 앨범은 과거 비틀즈가 그러했듯이 불과 며칠만에 스튜디오 레코딩을 끝냈는데 이는 몇 달 씩 작업하곤 하는 요즘의 레코딩 추세와는 역행하는 것이었고 이번 앨범 역시 전체 레코딩에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밴드와 함께 노래를 충분히 연습한 다음 녹음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튜디오에 들어가 밴드 멤버들에게 악보를 보여주고 바로 손을 맞추는 식으로 레코딩이 진행되었으며 지난 2월 작업에 들어가 10일 남짓만에 모두 18개의 트랙을 작업했고 그 후 LA에서 두어개의 트랙을 더 녹음한 뒤 믹싱 작업을 끝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체적인 음반의 분위기는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보다는 거칠면서도 생생한 랑브감이 가미되어 있는 느낌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이미 발매된 첫 싱글 'From A Lover To A Friend'(이 곡은 톰 크루즈 주연 신작 영화 "Vanilla Sky"에 삽입)와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발매된 두번째 싱글 'Freedom'의 판매 수익금이 지난 9월 11일의 뉴욕 테러 참사와 관련해 희생된 소방관과 경찰관들을 위한 자선 기금으로 주어진다고 한다. 원래 앨범에는 모두 15곡이 담겨질 예정이었는데 뉴욕발 비행기에 앉아 있다가 직접 테러 사건을 목도하고 그 때문에 뉴욕에 발이 묶였던 폴 매카트니가 '이번 사건은 미국의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에 대한 테러'라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영감을 받아 만든 'Freedom'이 추가되어 모두 16곡의 트랙 리스트가 완성되었다.
젊은 로큰롤 사운드를 담아내는가 하면 샤우팅 창법을 담아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Run Devil Run" 앨범에서 그러했듯이 이번 앨범 역시 60세에 접어드는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활기찬 로큰롤 사운드가 들어있다. 첫 트랙인 'Lonely Road'가 바로 그런 곡이다. '아직도 나는 젊다'는 폴 매카트니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 하다. 재미있는 리듬 진행의 'She's Given Up Talking'이나 'Spinning On An Axis' 등 역시도 마찬가지. 게다가 이 앨범은 쉬운 멜로디를 지닌 대중적인 팝 사운드로 승부하기 보다는 실험성 짙은 음악을 시도하고 있는데 폴 매카트니의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10분에 달하는 'Rinse The Raindrops'는 그런 폴의 음악적 실험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대곡 지향의 작품이다. 한편 가장 대중성 짙은 발라드 넘버라 할 'From A Lover To A Friend'는 앞서 말했듯이 영화 사운드트랙 삽입곡으로 첫 싱글로 커트된 곡이다. 그런가 하면 두번째 싱글로 커트된 'Freedom'은 마지막 트랙에 담겨있는데 판매 수익금이 자선기금으로 기증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일주일 간격으로 싱글을 발매하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이번 앨범은 그의 반려자였던 린다 매카트니를 잃은 상실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반자 헤더 밀스(Heather Mills)를 찾은데서 오는 안정감과 행복감이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고 이는 헤더 밀스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커플은 약혼에 이어 내년 중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 하는데 앨범에 실린 'Heather'는 누가 보더라도 헤더 밀스에게 바쳐진 노래이며 다시는 외로운 길을 걷지 않겠다는 절규가 담긴 'Lonely Road'라든지 가사에서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노래하고 있는 발라드 넘버 'I Do', 그녀와의 만남을 '마술'로 비유하고 있는 듯한 'Magic', 컨트리풍이 가미된 'Your Way'는 '당신은 내가 원하는 것, 바로 사랑을 당신의 방식대로 나에게 주었다'고 노래하고 있다. 'About You', 'Back In The Sunshine Again', 피아노 반주로 진행되는 또 다른 발라드 넘버 'Your Loving Flame' 등의 곡들도 역시 헤더 밀스와의 관계에서 파생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장의 작품이지만 음악 만큼은 여전히 생기에 가득차 있는 그런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