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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geko Suzuki - Presenca / The Best Of Shigeko Suz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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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스탠다드 넘버, 보사노바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베스트 곡 모음.
일본의 그래미상이라 불리우는 2001년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
재즈 보컬리스트 부문 대상 수상 아티스트.
Prologue [프롤로그]
일본은 대규모의 음반 시장과 더불어 다양한 음악 장르들이 사랑을 받고 있고 특히 재즈와 보사노바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본이 국내에 비해 이토록 재즈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일찍이 외국 문화에 대해 개방적이었던 탓도 있겠지만 그 체계적인 정리에 있다. 게다가 소외받는 흑인들의 음악이며 지극히 서민적인 음악인 재즈가 여러 나라로 전파되면서 일부 지식층의 특권인양 누리게 된 것이 국내 재즈의 발전을 저하시키는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재즈는 의외로 여성들이 많다. 아니, 보컬에 한해서는 여성들의 파워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지나친 기교를 부리지 않으며 따뜻함과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부담감 없이 받아들여지며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리사 오노와 게이코 리의 감미로운 보컬을 좋아한다면 여기 또 한 명의 여성 보컬을 소개하고 싶다.
스즈키 시게코(Shigeko Suzuki)는 흔히 말해 요즘 주목받는 보컬리스트 중 하나다. 국내에는 뒤늦게 소개되어 작년에 처음 그녀의 음악을 듣게 되었고, 이미 이 방면에는 리사 오노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그녀와 구분이 안 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즈키 게이코의 음악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깊이에 빠지게 되었다. 곱디고운 미성이기보다는 우아하며 농익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녀는 2001년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 재즈 보컬리스트 부문 '올해의 아티스트 상'에 빛나는 재원이다.
The Artist ‘Shigeko Suzuki’ [아티스트 시게코 스즈키]
그녀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는 밴드에서 베이스를 칠 정도로 음악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재즈에 심취하게 된 것은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이다. 동경대학교 법학부 재학시절 보사노바와 재즈에 심취하게 되었고 졸업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클럽의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 그녀가 94년 ‘제 10회 Tumura Jazz Vocal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받으면서 재즈 보컬리스트로써 거대한 신고식을 치렀다. 95년에는 뉴욕의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첫 번째 레코딩을 하는 영광을 누렸고 같은 해 9월에는 일본 재즈 보컬리스트로써는 최초로 뉴욕의 블루노트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어쩌면 그녀는 운이 좋은 지도 모르겠다. 데뷔하자마자 큰 성과를 올리며 주목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별무리 없이 순탄하게 흘러오고 있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에 나타나는지 그녀의 음악은 어떠한 근심 걱정없이 마냥 편안하기만 하다. 그녀 역시 다른 아티스트들과 비슷하게 뉴욕과 일본을 오가며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5장의 음반을 발표했지만 국내에는 작년에 발매했던 「Just Beside You」한 장의 앨범 밖에는 소개되지 않아 국내 재즈 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The Album, Presenca ~ The Best of Shigeko Suzuki
[베스트 앨범 ‘프레젠사’]
무드 음악의 조건. 보컬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필수.
그리고, 그 혹은 그녀가 얼마나 풍부한 음악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가.
스즈키 시게코의 목소리는 유독 가을과 닮았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고 해서 어떤 연관성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고 맑은 영혼의 울림이 있는 그녀의 음악은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낸다.
재즈 보컬리스트라 하여 흑인의 정통적인 소울 창법을 구사하는 것도 아닌 그녀는 브라질 음악의 그것과 닮았다. 조용히 읊조리는 듯하면서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호소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가슴에 촉촉하게 젖어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청순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스키하며 농후한 음색을 지니고 있는 그녀는 2001년 통산 5번째 앨범이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Just Beside You」로 찾아왔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팝과 스탠다드 넘버, 보사노바를 감미로운 그녀의 음성으로 재해석하여 들려주는 이 앨범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확실하게 신고식을 치른 바 있으며 이번에는 베스트 앨범으로 다가오는 가을과 함께 찾아왔다.
아직 그녀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벌써 베스트 음반이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미 익숙하게 듣던 이 곡 역시 우리 귀에 색다르게 들림은 부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전작 「Just Beside You」와 연장선상에 있는 본작에는 전작에 수록되었던 "Tears In Heaven" , "Dindi" , "The Rose" 등의 팝 넘버와 재즈, 감미로운 보사노바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브라질 음악계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의 곡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조빔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의 브라질 음악 특히 보사노바에 있어서는 최고의 작곡가이자 보컬리스트이다. 대다수의 스탠다드 넘버들이 그의 곡이고 스즈키 시게코 역시 피해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조빔의 곡 "Agua de Marco"를 "Cause I Love You"라는 영어 버전으로 불렀다. 이 곡은 원래 남녀가 편안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식의 곡이다. 그러나 시게코는 가창력을 내세워 지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읊조리는 식의 보컬을 선택함으로써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원곡의 편안함을 살렸다.
67년에 발표했던 "Wave"역시 그녀에 의해 재탄생됐다. 아름다운 그녀의 스캣과 함께 초원에 누워 낮잠을 자듯 평화로운 광경을 꿈꾸게 되는 이 곡과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에 삽입되어 바네사 윌리암스(Vanessa Williams)가 불렀던 "Colors Of The Wind"는 원곡보다 더 서글프게 들려 사람의 마음을 더욱 샌치하게 만들고 "One Note Samba"는 그루브함과 속도감이 느껴지는 톡톡 튀는 곡으로 마치 빗방울이 떨어지듯 경쾌하다.
월트디즈니 만화에서 많이 들어 익숙한 곡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동화의 세계로 천천히 이끄는 엄마의 자장가 같은 곡이다. '피터팬'과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이 사는 마법과 동화의 섬으로 천천히 노를 저어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녀의 앨범을 천천히 들어보면 그녀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 지, 그녀의 정서를 알 수 있다.
책읽기를 좋아하며 사색하고 혼자 산책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영화 '로즈'에서 배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지난날의 슬픔과 좌절했던 과거들을 되씹으며 불렀던 "The Rose"를 구슬프게 부르고, 비틀즈(The Beatles)의 "Blackbird"를 맑은 영혼으로 대신한다.
스즈키 시게코는 작은 체구임에도 의외로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조용조용한 목소리는 어느덧 메말라 있던 가슴에 촉촉이 단비를 내려주고 아픈 영혼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목말라 있던 이들에게 아침 이슬같은 맑고 깨끗한 영혼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