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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Brightman - Eden (CD+V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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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에는 귀에 익은 클래식 소품들과 전통 민요를 비롯, 여러 영화들의 주제음악과 팝 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곡들이 그녀의 스타일로 리메이크 되어 수록되어 있다. 한없이 투명한 그녀의 목소리는 오케스트레이션과 각종 어쿠스틱 악기, 그리고 키보드 신서사이저 사운드에 실려 앨범 커버에 드리워진 커튼의 붉은 빛 만큼이나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녀의 매력이 한껏 묻어나는 So many things는 물론,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를 이탈리아어로 리메이크 한 Il mio cuore va,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삽입곡 Nessun dorma 등 모든 곡들에서 짜릿한 감동을 맛볼 수 있다. '90년대 크로스오버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이루는 작품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음악적 특징은 알다시피 기본적으로 팝과 클래식을 크로스오버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신작 또한 사라만의 특징인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앨범 타이틀이자 유혹과 낙원의 장소 '에덴'과 빨간 커튼에 누워있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매혹적인 모습이 매치되는 가운데, 전작에 이어 프랭크 피터슨과 다시 손잡고 만든 본작은 구성 면에서 크게 네 개의 파트(팝 리메이크, 영화 음악, 아리아, 창작곡)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리메이크 파트에는 먼저 '70년 6인조로 구성됐던 록 그룹 캔사스(Kansas)의 최대 히트곡('78년 빌보드 팝 싱글 차트 6위곡)으로 국내에도 큰 인기를 얻었던 발라드 Dust in the wind를 클래시컬하게 리메이크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중간 오케스트라 세션 연주가 아름다운 곡이다. 또한, 작년 최고의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로 셀린 디온이 히트시켰던 My heart will go on의 이탈리아어 버전인 Il mio cuore va는 오페라판 <타이타닉>을 보는 것과 같은 환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두 노래는 팝 팬들도 과감히 수용할 수 있도록 시도한 단적인 크로스오버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영화 음악 파트에는 아카데미 수상작 의 타이틀 음악에 직접 가사를 붙였고 영화만큼이나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Un jour il viendra, 최고의 영화 음악가 엔리오 모리꼬네의 최고의 작품으로 영화 에 수록되었던 Gabriel's oboe를 고풍스럽게 편곡한 Nella fantasia 등이 포진되어 있다. 팝과 클래식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특별한 재능을 여지없이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세 번째는 영화 <파리넬리>에 삽입되기도 했던 헨델의 유명한 아리아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중의 아리아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 바로크 명곡으로 스위트박스(Sweetbox)가 Don't go away라는 곡에 샘플링해 쓰기도 했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편곡한 Anytime, anywhere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시 뮤지컬 가수 출신답게 본연의 성스러우면서도 경건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창작곡으로 구성된 파트에서는 트립 합 비트와 뉴 에이지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레고리안 성가와도 같은 엄숙함이 공존하고 있는 타이틀 곡 Eden, 클래시컬 팝 발라드 So many things, 한 편의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같은 느낌을 주는 Tu, 후렴구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극적인 느낌을 주고 있으며 파퓰러한 팝적인 멜로디로 필자의 마음을 가장 끌었던 Only an ocean away 등으로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모두 총 15곡을 시종일관 영롱하면서도 가녀린 목소리로, 또한 모국어인 영어 이외에도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그리고 독일어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본작은 스매시 히트를 기록했던 전작 TIMELESS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원숙해진 사라 브라이트만의 매력이 담겨 있는 크로스오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