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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s - Here Come The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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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팝의 대명사 Suede의 11년 만의 재회! Suede 사운드에서 더욱 진보한 The Tears- Here Come The Tears
우아하고 세련된 감성,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폭발적인 에너지 초기 스웨이드의 완벽한 부활
스웨이드(Suede)의 해체 이후 퇴폐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카리스마의 주인공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은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놀라움을 전해주며 인상적인 재기를 이루었다.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비음이 섞인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 브렛 앤더슨, 어둡고 음습하고 관능적이며 동시에 로맨틱한 기타 연주로 전에 없이 ‘쿨’한 스웨이드 사운드를 완성했던, 브렛 앤더슨과는 또 다른 차원의 섹시함으로 가득한 매력을 지닌 버나드 버틀러(Bernard Butler)의 11년만의 재회.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둘의 결합만으로도 화젯거리는 충분했다. 하지만 이들이 무엇 때문에,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다시 만났나 하는 것은 논의의 중심에 있지 않다. 그 만남이 어떠한 결과물을 탄생시켰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흡족할 만한, 대단히 성공적인 완성품을 우리에게 선사해주었다.
밴드의 라인업은 이 콤비를 주축으로 베이스 주자인 네이선 피셔(Nathan Fisher)와 드러머 마코토 사카모토(Makoto Sakamoto), 그리고 키보드 연주자 윌 포스터(Will Foster)의 5인으로 완성되었다. 이 세 뮤지션들은 티어스의 사운드가 단순히 브렛과 버나드의 듀엣이 아닌 완성된 밴드의 음악이라는 사실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든든한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 예술적 재능이 극에 이른 브렛 앤더슨과 버나드 버틀러의 역량은 서로에 대한 깊은 믿음을 바탕으로 더할 수 없이 강한 시너지를 이루었다. 우아하고 세련된 감성에 더해지는 탁월한 선율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티어스의 첫 앨범 [Hear Come The Tears]는 스웨이드의 초기 두 작품들에 비견할 수 있는 멋진 음악적 성과를 담고 있다.
브렛의 목소리는 세월의 흔적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긴 하지만 [Head Music](1999)이나 [A New Morning](2002)에서 과도함과 모자람의 부조화로 아쉬움을 줬던 부분을 제거하고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고 역동적이며 동시에 섬세한 감정을 표출해낸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스미스(Smiths)의 자니 마로부터 받은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 단순하지만 신비롭고 강렬하고 또 매혹적인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버나드 버틀러의 열정은 각각의 곡들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덕분에 티어스의 음악은 스웨이드에 친숙해져 있는 귀에 전혀 생소하거나 놀랍게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사운드는 과거를 향한 회귀라기보다는 밴드 나름의 진보라 할 수 있다. 브렛과 버나드가 지향한 음악은 어둠이나 퇴폐적 탐미주의의 성향을 담은 것이 아니라 보다 드라마틱한 전개와 밝고 풍성한 감성의 표출을 이룬 대중적인 팝 사운드이다. 단순한 도식으로 말하자면 [Here Come The Tears]는 [Dog Man Star]와 [Coming Up]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다.
짧지만 단숨에 가슴을 휘감는 멋진 멜로디와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흥겨운 비트로 전개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겨주는 첫 곡 ‘Refugees’(첫 번째 싱글 커트 곡)는 티어스라는 밴드와 이 앨범이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작품이다. 네이선 피셔의 인상적인 베이스 인트로로 시작되는 ‘Two Creatures’의 뛰어난 선율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몇 번이고 되새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브렛이 데이빗 보위(David Bowie)로부터 받은 영향을 드러내는 ‘The Ghost Of You’나 역시 뛰어난 멜로디와 활기에 넘치는 연주가 돋보이는 ‘Autograph’, 앨범에서 첫손에 꼽을 만한 매력적인 기타 리프와 강렬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초기 스웨이드 사운드로 회귀한 듯한 뛰
어난 작품 ‘Lovers’(두 번째 싱글), 가슴 벅찬 긴장감과 더불어 버나드의 인상적인 기타 연주가 전면에 드러나는 ‘Brave New Century’, 그리고 스웨이드 사운드 미학의 극치를 이루었던 서사적이고 웅장한 사운드를 재현한 듯한, 들을수록 강한 중독성으로 듣는 이를 매혹시키는 아름답고 탁월한 발라드 ‘Apollo 13’과 역시 [Dog Man Star] 시절의 스웨이드 사운드를 연상케 하는 신비로움을 담은 클로징 트랙 ‘A Love As Strong As Death’ 등 멋진 곡들이 앨범을 한가득 채우고 있다.
이 앨범은 최근의 스웨이드의 작품들이나 버나드 버틀러의 두 솔로 앨범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한 매력을 담고 있다. 들을수록 느껴지는 깊은 향취는 이들이 ‘거장’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흠 잡을 데 없이 탁월한 사운드 프로덕션의 퀄리티 또한 말할 나위 없다. 브렛 앤더슨과 버나드 버틀러라는 두 커다란 카리스마는, ‘시간의 흐름’과 ‘두 재능의 반목’이라는, 재결합이 내포하고 있던 여러 위험 요소들과 매너리즘을 극복한 채 실현 가능한 최고의 작업을 이루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