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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shi Matsunaga - Storm Zone
1986년 1월 27일생으로, 일본 전역에 ‘다카시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
도시바 EMI의 재즈 레이블인 Somethin’else에서 발매한 데뷔앨범 한 장으로 블루노트 인터네셔널로 전격 발탁! 지난 2004년 2월 블루노트 레이블로 2집 ‘Storm Zone’전 세계 발매. 블루노트 사상 최연소 뮤지션(녹음당시 17세) 기록 수립. 2004년 제37회 스윙저널 재즈 음반 대상 뉴스타상(신인상) 수상.


재즈계의 모차르트 탄생 [Storm Zone]
"Takashi"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많은 재즈 필자들이 그의 연주에 감탄하였다. 그 중에는 다카시의 화려한 연주는 물론 다카시의 연주 스타일, 특히 왼손의 연주와 자작곡에 대한 설명에 놀라워 하는 이가 상당수였다. 특히 오프닝곡 ‘Homework’에서 숙제를 풀기위해 애쓰는 모습을 담았다는 프레이즈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하지만 "Takashi" 앨범에서 경험했던 놀라움은 [Storm Zone]에 비하면 조족지혈. 마치 한여름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한 엄청난 충격을 [Storm Zone]은 선사할 것이다.
"Takashi"가 천재 피아니스트의 작품이라면 [Storm Zone]은 천재 작곡가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즉 [Storm Zone]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다카시의 탁월한 작곡 솜씨이다. 앨범에 수록된 9곡 모두 다카시의 작품이며 그 창작과정을 듣고 있노라면 천재 혹은 신동 이외에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을 듯하다. 신동, 천재 작곡가로 유명한 모차르트에 비견될만하지 않을까? 더욱이 우연한 일치이겠지만 다카시는 1986년 1월 27일생으로 모차르트와 생일이 같다.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유명한 빌 에반스를 두고 ‘재즈계의 쇼팽’이란 표현을 종종 사용하였듯이 앞으로 다카시를 '재즈계의 모차르트'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다카시의 [Storm Zone]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뽑은 ‘Southern Cross’는 칙 코리아의 ‘Spain’을 연주할 때 ‘아랑훼즈 협주곡’ 대신에 그가 전주곡으로 사용하던 테마라고 한다. 이를 완전한 형태의 작품으로 확장한 것이 바로 이 곡으로 라틴 풍의 경쾌한 리듬과 이를 표현한 왼손 라인이 귀를 자극한다. 전작의 ‘Homework’와 함께 다카시의 빼어난 작곡 솜씨를 보여주는 그의 대표 곡이라 할만하다. 다카시 2집의 원래 제목은 [Moko - Moko]로 이는 일본어로 둔탁 거리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라 한다. 동명의 작품 ‘Moko Moko’는 드러머 준지 히로세의 드러밍을 바탕으로 한 다소 애쓰닉한 작품인데 공연을 위해 홋카이도를 방문할 당시 공원에서 들었던 그 지방의 전통 음악을 반영하였다고 한다. 이는 그가 재즈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장르의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미셀 페트루치아니의 ‘Looking Up’을 연상시키는 듯한 ‘New Morning’은 가볍고 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 되면 정신이 상쾌해지고 편안해진다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Takashi"에 수록되었던 ‘Night River’에 이어 다카시는 다시 한번 아름다운 강의 모습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그린 ‘The Do-Ton-Bori River’(도톤보리 강: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우승하자 수많은 팬들이 뛰어들어 더욱 유명해진 오사카 유흥가 중심에 위치한 인공천)는 직접 강을 구경하며 만든 곡이 아니라 머리 속에서 상상 되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음악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특히 멜로디와 코드가 동시에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고 고백할 만큼 그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돋보인다. ‘Jungle Song’은 제목 그대로 정글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여기서는 홀수 박자에 대한 다카시의 실험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 "Takashi"를 녹음하며 홀수 박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터라 그 이후에 홀수 박자로 구성된 수많은 작품을 들으며 열심히 연습했다고 한다. 그 결과 완성된 작품이 ‘Jungle Song’으로 ‘Storm Zone’과 함께 가장 결렬한 작품이다. 그 뒤를 잇는 ‘The World In Sorrow’는 필자가 강력 추천하는 본 작의 백미이다. 어느날 TV를 보던 다카시는 건물이 무너지고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라크의 참혹한 현실을 목격한다. 그리곤 가슴 속에서 울러 퍼지는 슬픔을 견디지 못한 그는 피아노로 달려가 곧 바로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작곡한 곡이라 하기엔 음악이 담고 있는 감정의 폭이 너무나 깊다. 누가 과연 이 곡을 두고 17살 고등학생의 작품이라고 하겠는가? 더욱이 이 작품의 후반부에는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희망을 잃으면 안된다는 다카시의 메시지라고 한다.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Storm Zone’은 2003년 8월 일본을 휩쓴 태풍에 대한 경험을 담은 곡으로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의 진로와 세기를 표현하기 위해 템포와 리듬에 변화무쌍한 변화를 가하고 있다. ‘The Doorway To Dreams’는 다카시의 말을 빌자면 어두움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작품이다. ‘New Morning’이 밝은 발라드라면 이 곡은 어두운 발라드인 것이다. 마치 우울한 꿈속에서 방황하는 것 같은 이 작품은 밝고 활기찬 연주를 들려주던 다카시의 또 다른 면이라 하겠다. 엔딩곡 ‘Blues Of Whales’는 말 그대로 ‘고래들의 블루스’로 베이스와 피아노가 동시에 글리산도 주법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테마가 인상적인데 고래가 물을 뿜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곡에서는 다시 한번 다카시의 왼손 라인이 돋보이는데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왼손의 리듬과 강인한 오른손의 멜로디 연주가 압권이다. 이렇듯 다카시가 작곡한 작품을 보면 어느 곡 할 것 없이 한결같이 탁월한 영감과 천부적인 재능이 어우러진 수작들이다. 특히 ‘Southern Cross’와 ‘The World In Sorrow’는 새 시대의 재즈 스탠더드로 손색이 없다 하겠다. 앞으로 그는 재즈계가 모차르트라 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