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스톡홀름 북쪽에 있는 스켈레프티아(skeleftea)라는 작은 마을에서 결성된 워너다이스는 ‘wanna die'라는 뜻으로 공포 영화 타이틀에서 따온 것이다. 파르 위크스텐(Par Wiksten/리드 보컬 & 기타), 크리스티나 버그마크(Christina Begmark/키보드, 보컬), 에릭 댈그렌(Erik Dahlgren/드럼), 스테판 숀펠트(Stefan Schonfeldt/기타) 등의 멤버로 결성된 워너다이스는 직선적이며 솔직한 사운드가 주무기이다.
이번 신작 YEAH에서는 퍼즈 톤 기타가 주종을 이루었지만 그루브하며 직설적인 사운드의 힘은 다분히 매력적이다. 전작들이 펑크와 1960년대 팝 양식에서 많은 부분을 받았다면 신작 Yeah는 포스트 그런지 풍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멜로디컬한 면도 상당히 부각되어 있는데 그것은 앨범 YEAH를 맡은 프로듀서의 영향이 매우 크다. 1980년대 뉴 웨이브 그룹 카스(Cars)의 멤버였던 릭 오케이섹(Rick Ocasek)이 바로 그 주인공이며 감각있는 멜로디와 비트를 선보였던 그룹의 멤버답게 적재 적소 튀어나오는 멜로디는 상당히 오소독스하게 조절했다.
전형적인 그런지 사운드로 출발하는 Love myself는 블러(Blur)의 Song 2와 너바나(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를 합쳐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이어 타이틀곡인 Yeah는 1980년대 뉴 웨이브 음악의 1990년대식 재해석이 담겼으며 잘 짜여진 멜로디와 흥겨움이 돋보이는 No holiday는 국제시장에서도 손색없는 곡이다.
브릿 팝을 연상시키는 Don't like you는 또한 본 앨범을 한층 빛내는 트랙이기도 하다. 발라드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You와 Friends of foe 등은 전체적으로 치우치기 쉬운 앨범에 중심을 잡아주는 구실을 하였다. 큐어(The Cure)와 소닉 유스(Sonic Youth)의 사운드와 흡사한 구석이 눈에 띄긴 하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흥겨운 일탈의 음악은 독특하기까지 하다.
통통 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클래시컬한 세련됨이 묻어 나오는 앨범 YEAH는 영. 미 팝 음악의 주변국가이면서도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음악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패배주의적이며 냉소적인 보컬과 기타가 별 무리 없는 간단한 진행을 이끌며 다채로운 느낌의 키보드를 삽입시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피했다.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스웨덴에서 세계로 뻗어 나온 밴드들의 하나의 공통점이라지만, 언뜻 영국의 록 밴드들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점이 워너다이스의 개성이다. 이제는 <멜로디 메이커지>에도 계속 등장되며 인정받았다는 것도 워너다이스가 자신들의 실력을 평가받았다는 하나의 좋은 증거이다.
팝 음악을 주류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세계의 여러 국가들 중에 민속 음악보다 팝 음악으로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아티스트들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는다는 것은 물론 실력과 감각을 동시에 수반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다. 스웨덴 팝계의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많이 세계적인 메인스트림 음악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으로 남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그들의 활약은 이미 준비되어 온 상태다. 아직 미국 점령에는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머지 않아 워너다이스와 많은 스웨덴 그룹들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정해진 순서인 인디 밴드로 한 계단씩 밟아왔기에 그들의 미래는 밝다. 그리고 신작 YEAH는 이를 잘 말해주는 청신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