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rdbirds - Bird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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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제프 벡, 지미 페이지를 배출한 브리티쉬 록의 위대한 발원지 야드버즈 (Yardbirds) 35년 만의 화려한 복귀 오리지널 멤버 크리스 드레이저(기타), 짐 맥카티(드럼)와 지피 메이요(기타), 존 아이든(보컬,베이스), 앨런 글렌(하모니카)의 새로운 라인업!! 기존의 곡들을 이 시대에 맞게 다시 녹음하여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오리지널 클래식 8곡과 새로운 7곡이 포함된 감동의 복귀 앨범,[Birdland] 위대한 브리티쉬 록의 발원(發源), 다시 솟아 오르다. 브리티쉬 록계의 전설적인 프로모터의 한명인 조르지오 고멜스키(Georgio Gomelsky)에 의해 발탁되어, 에릭 클랩튼, 제프 벡, 지미 페이지라는 록의 역사를 만들어 온 위대한 삼인조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던 바로 그 밴드, 야드버즈가 드디어 복귀 신고를 마쳤다. 그들이 펼쳐놓았던 록의 수많은 자양분을 먹고 자란 후배들의 따뜻한 격려 속에. 이른바 3대 기타리스트라는 록 역사의 위대한 세 명의 기타리스트인 에릭 클랩튼과, 제프 벡 그리고 지미 페이지를 배출하였다는 이유로 받아야 했던 막연한 찬사와 오히려 이들 때문에 나머지 멤버들의 연주에 대해서는 지나친 과소평가가 엇갈렸던, 그 야드버즈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R&B와 블루스 리바이벌, 싸이키델릭 록과 하드록의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의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남겨놓은 단 3매의 정규작과 만 5년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이 아니었다면, 이들 역시 록의 물줄기를 또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았을 지 모른다. 야드버즈는 1963년 6월 고멜스키의 클럽 크로대디(The Crawdaddy Club)의 하우스 밴드를 시작으로 록계에 첫 발을 디뎠다. 키쓰 렐프(Keith Relf, 보컬), 폴 샘웰-스미스(Paul Samwell-Smith, 베이스), 크리스 드레이저(Chris Dreja, 리듬 기타), 그리고 짐 맥카티(Jim McCarty, 드럼) 그리고 당시의 기타리스트는 솜털도 가시지 않은 토니 톱햄(Anthony 'Top' Topham)이었지만 단 4개월 만에 그 영예의 자리는 에릭 클랩튼의 몫이었다. 당시의 야드버즈는 롤링 스톤즈가 그랬듯 서레이에서 몇 안되는 블루스와 R&B를 제대로 연주하는 밴드였고 그 레퍼토리도 시카고 블루스의 명곡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에릭 클랩튼은 전형적인 열두소절 블루스를 록의 한가운데로 도입하고 있었고 그 탁월한 블루스 솜씨로 저 유명한 “Slowhand"의 별명을 얻었다. 야드버즈는 그들의 대망의 첫 앨범인 라이브 앨범 [Five Live Yardbirds]와 블루스 하프의 거장 소니 보이 윌리암슨(Sonny Boy Williamson)의 백업 밴드로써 한 장의 앨범 [Sonny Boy Williamson & The Yardbirds]를 남기게 된다. 사실 에릭 클랩튼은 이 당시 브리티쉬 블루스 리바이벌 붐의 한가운데서 조명 받던 기타리스트였고 여기저기 그를 탐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더구나 에릭의 타고난 방랑벽으로 말도 없이 휴가를 떠나버려 대타로 로저 피어스(Roger Pearce)를 고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하튼 그를 탐내는 인물의 하나인 존 메이올의 블루스 브레이커즈(John Mayall's Blues Brakers)로 훌쩍 떠나버렸다.-결국 공석을 메꾸기 위해 크리스는 지미 페이지에게 요청을 했지만 지미는 오히려 제프 벡을 추천해주었고 그 덕에 제프 벡이 가입하게 된 것이다. 사실 초기의 야드버즈는 Chess/Vee Jay등의 시카고 블루스 타이틀등을 커버하는 밴드로 출발했기 때문에 블루스 밴드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초기 히트곡들인 'For Your Love'와 같은 그래이엄 굴드만(Graham Gouldman-후에 10 CC로 유명해진-의 곡들에서 느껴지는 팝적인 센스와 록적인 분위기는 사실 에릭 클랩튼의 몫이 아니었다. 사실상 야드버즈의 영광은 제프 벡으로부터 얻어진 것이었다. 에릭의 전형적인 블루스 일변도에서 퍼즈와 피드백을 도입한 다양한 시도와 록 키즈의 이미지는 야드버즈에 똑 떨어지는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의 대부분의 히트곡은 사실 제프 벡의 손끝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역시 그래이엄 굴드만의 'Heart Full of Soul'이나 그레고리안 챈트에서 모티브를 얻은 'Still I'm Sad', 그리고 'The Train Kept a Rollin'' 같은 명곡들에서 발산하는 그의 창의적인 연주와 아이디어는 야드버즈의 위치를 한단계 올려놓은 것이었다. 그렇게 발매된 앨범이 이들의 첫 공식 스튜디오 앨범인 이다. -물론 이전에 발매된 'The Yardbirds'나 'For Your Love'등은 싱글들을 모은 앨범들이다. 그리고 야드버즈의 황금기로 불리우는 제프 벡-지미 페이지 듀오의 성립은 우연히 찾아 왔다. 베이시스트였던 폴이 프로듀서를 위해 밴드를 빠져나가고,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던 제프 벡이 잠시 쉬게 되면서 그 자리를 크리스가 다시 맡고 베이시스트의 자리가 비게 되자 지미 페이지에게 베이스를 잠시 맡아 달라고 부탁했는데, 엄청난 세션에 지쳐있던 지미가 선뜻 응하면서 지미 페이지가 공식적인 멤버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제프가 다시 복귀하면서 지미와 제프가 리드 기타를, 크리스가 베이시스트로 자리를 바꾸면서 역사적인 콤비 제프 벡-지미 페이지가 탄생했다. 그러나 이 둘의 공존은 참으로 어려웠던지 1966년 말 전미 투어에 돌입한 이들은 영국의 좁은 클럽 투어와 비교할 수도 없는 장거리의 버스 이동에 하루 두 번에 이르는 공연으로 공연 초부터 완전히 나가떨어져 버렸다. 특히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제프 벡은 몇 번의 공연만으로도 신경쇠약을 호소할 지경이었는데, 결국 자신이 가장 아끼는 기타를 한방에 작살내 버리고 짐을 싸버리는데 그걸로 끝이었다. 전설로만 남을 이 황금 콤비는 단 오개월만에사라졌다. 이 둘이 함께 한 녹음은 'Happening Ten Years Time Ago'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Blow Up'을 위한 삽입곡 'Stroll On'- 사실 이 곡은 'Train Kept a Rolling'의 또 다른 버전이다-이 두 곡만이 이 역사상 길이 남을 듀오가 남긴 공식적인 녹음들이다., 이후 홀로 남은 지미 페이지와 야드버즈의 관계는 그들이 해산할 때까지 이르렀는데, 지미 페이지의 참여로 마무리 된 앨범 [Littles Games]과 1968년 7월 7일 베드포드셔의 Luton Technical College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들은 야드버즈의 이름으로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았다 비록 앨범에는 담기지 못했지만, 'How Many More Times'와 'Dazed & Confused'는 당시의 야드버즈의 주요 연주곡들이었다는 점은 그후 출범한 뉴 야드버즈 즉, 레드 제플린의 성립의 단초를 남겨주었다. 그렇게 야드버즈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키쓰 렐프는 동료 짐 맥카티와 함께 Together와 Renaissance, Medicine Head와 Armageddon으로 이합집산했고, 여전히 브리티쉬 록의 한가운데 서있었다. 그러나 1976년 5월 14일 키쓰 렐프는 집에서 감전사하는 비극을 맞음으로써 야드버즈의 한 장은 접히고 말았다. 이후 재결성의 기운이 전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물론 키쓰 렐프가 없는 가운데에서 완전한 모습을 갖추기란 힘든 일이었지만, Jeff Beck, Max Middletone, Steve Hackett, Rory Gallagher, Jimmy Page, Ian Dury, Graham Parker등에 키쓰 렐프를 제외한 야드버즈의 잔여 멤버가 모두 모인 프로젝트 밴드 박스 오브 프록스 (Box of Frogs)가 그것이었다, 단 두 매의 앨범 [Box of Frogs(1984)], [Strange Land(1985)]를 발표하고 사라진 것은 어차피 이런 멤버로써 밴드의 형태를 이끌어 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이어진 끈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그 재결성의 중심에는 짐 맥카티와 또다시 토니 톱햄이 있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남아있다. 이를 계기로 모여든 멤버가 지금의 야드버즈와 사실상 동일한 멤버들이다. Dr. Feelgood의 기타리스트였던 지피 메이요(Gypie Mayo)와 존 이던(John Idan:베이스, 보컬), 앨런 글렌(Alan Glen:하모니카) 그리고 짐 과 크리스의 퀸텟 포맷은 사실 거의 10여년 전에 완성되어 온 것이다. 이렇게 35년만에 돌아온 앨범인 [Birdland]의 뚜껑을 열기 전에 궁금한 것은 아마도 이 구닥다리 밴드가 들려줄 음악이 도대체 무엇인가? 35년의 세월이 그들에게 가져다준 것은 세월의 넘을 수 없는 간극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멤버와 새로운 음악성으로 21세기의 음악을 들려줄 것이냐 하는 점이다. 한 세대를 넘어 다시 돌아온 밴드의 음악이 새로운 청자를 어떻게 감동시킬까 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 방법에 대한 대답은 밴드의 앨범을 사실상 기획한 스티브 바이(Steve Vai)의 의도대로 새로운 야드버즈의 곡 7곡과 예전의 명곡 8곡을 담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팬과 새로운 청자 모두를 위한 포석임에 분명한 것이다. 리드와 리듬 기타를 분리해 놓은 오리지널 야드버즈의 방법론은 크리스 드레이저와 지피 메이요가 그대로 나누고 있고 키쓰 렐프의 몫은 앨런 글렌의 맛깔스런 하모니카와 존 이던이 나누었다. 이미 은퇴해 프랑스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폴 샘웰-스미쓰의 몫은 존 이던이, 그리고 짐 맥카티의 드럼은 여전하다. 밴드의 보컬리스트이자 베이시스트인 존 이던(John Idan)의 목소리는 키쓰 렐프의 목소리와 너무나 많이 닮아있고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도 여전하다. 35년 만에 만나는 야드버즈는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훌륭히 고수하고 있다. Weezer와 Goo Goo Dolls, 그리고 Green Day등을 프로듀스한 바 있는 켄 앨러다이스(Ken Alladyce)의 안정된 프로듀스로 제작된 본작은 Steve Vai와 Joe Satriani, Brian May와 Slash, Steve Lukather와 Jeff Beck, Jeff Baxter와 John Rzeznik(바로 Goo Goo Dolls의)의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찬조출연으로 이 앨범에 또 다른 값어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 앨범이 우수한 재기작이라는 것은 예전의 히트곡의 영예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이 아닌 야드버즈의 오리지널리티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개성 넘치는 일곱 트랙의 신곡이 던져주는 매력적인 사운드 때문이다. 오프닝을 장식한 Mose Allison의 명곡인 'I'm Not Talking'에서부터 밴드의 진득한 맛은 결코 35년 만에 급조된 무엇인가가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수퍼 기타리스트들의 산실이었던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를 맡고 있는 지피 메이요의 플레이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하는 점이다. “단 한소절도 똑같이 연주하는 법이 없다”는 크리스 드레이저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그의 기타는 예전의 기타리스트들의 위용에 결코 뒤짐이 없는 안정적인 기타를 선사하고 있다. 'Mystery of Being'과 'Cryin' out for Love'에서 발견되는 지피의 센시티브한 기타는 이를 강변하고 있다. 팝적인 센스와 블루스의 진득함을 두루 갖춘 그의 기타는 야드버즈의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선사하는 원동력의 하나이다. 또한 라가(Raga)나 그레고리안 챈트등 다양한 시도를 들려주었던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Mystery Of Being'은 이들의 재기작을 수작으로 꼽을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일 만큼 여전히 개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비록 'Heart Full of Your Soul'과 'Still I'm Sad'의 누락이 아쉽긴 하지만 존 레즈닉(Goo Goo Dolls)이 들려주는 활기찬 'For Your Love'와, 스티브 바이의 현란함이 담긴 명곡 'Shapes Of Things'을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고, 조 새트리아니의 리드 기타가 담겼었던 'Happenings Ten Years Time Ago'의 스티브 루카서의 연주는 피처링 트랙들 중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또한 그들의 전성기를 이끌어 내었던 제프 벡의 블루지한 기타가 빛을 발한 'My Blind Life'는 오리지날 야드버즈의 그것을 고스란히 연상시키는 타임캡슐 같은 트랙이다. 이들이 야드버즈의 오랜 명곡을 자신들의 개성적인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이 모든 화려한 캐스팅은 모두 조연이라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새로운 멤버들의 안정된 연주, 그리고 원숙한 송라이팅, 거기에 화려한 찬조출연이라는 조화를 이룩한 이 새앨범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할 본연의 야드버즈의 사운드 그대로를 충실하게 채우고 있다. 오랜 팬들에게는 추억을, 새로운 팬들에게는 매력을 안겨다 준 35년만의 정규작은 야드버즈의 역사가 결코 그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다시금 말해주고 있다. 야드버즈는 돌아왔다. 단지 그들의 연주를 클리쉐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사십 여 년 전에 보여주었던 록의 비전 때문도 아니고 그들의 연주가 시대를 초월할 만큼 뛰어났기 때문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들은 블루스의 토대위에 록이 나아갈 바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었고, 이들의 사라진 후에는 이들이 배출해낸 위대한 기타리스트들이 그 몫을 해내었다.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진화 따위는 이제 그들의 몫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들은 늙었고 음악도 늙었다. 그러나, 무려 35년 동안이나 쏟아내고 싶어 했던 그 열정은 고스란히 그들이 창조한 새로운 개척지 [Birdland]에 드러내놓고 있다. 드디어 두터운 먼지를 털어 내고 화석이 움직이고 있다. Da cap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