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앨범에서는 그 어떤 트랙을 맞춰 놓아도 무난하게 귀에 들어온다. 목에 걸리는 것 없이 너무 매끄럽기만 해도 대중적이니, 상업적이니 매도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대중음악이란 대중이 숨쉬는 공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것이니 굳이 그런 '삐딱한'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또한 911처럼 스타가 필요한 시스템 아래서 탄생한 그룹에게조차 그런 잣대를 갖다 댄다면 보고 듣는 재미를 너무 빼앗아 버리는 것 아닐까?
911이 스타로서 충분한 재목감이긴 해도 직접 음악을 만드는 일에서 조금 미흡하다는 점은 본인들에게 콤플렉스로 작용할 것 같다. 하지만 멤버 중 브렌넌은 Take good care와 The journey에 공동 작곡의 형태로 참여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 앨범의 총지휘자가 엘리어트 케네디라는 사실은 그들의 향후 진로를 가늠하게 한다.
케네디는 스파이스 걸스의 Say you'll be there와 테이크 댓의 Everything changes를 작곡한 히트곡 제조기일 뿐더러 젊은 감성을 읽어내는 대는 상당한 경지에 오른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케네디 외에도 팀 레버와 마이크 퍼시가 공동 프로듀스를 맡은 이 앨범에서 느껴지는 것은 어쨌든 10대 팬을 노리고 대충, 급하게 만든 앨범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간의 싱글에서 거둔 성공을 앨범에 잘 반영시키고 있고 기승전결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솜씨가 그들의 외모만큼 상큼하다. 흔히 남성 댄스 그룹들이 단순히 인물만으로 승부를 지으려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인물이 인기도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게만 매도하기에는 그들이 실력이 너무 가리워지는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