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황신혜밴드 - 3집 / 병아리 감별사 김씨의 좁쌀 로맨스
|
|
--황신혜밴드가 다시 나타났다!!!
지난 1997년 '황당하고 신선하고 혜성같이 나타나서 국내 인디록밴드 결성의 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이자 '서구 록에 대한 동경의 미망의 한자락까지 걷어버린 한국적 록 사운드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신혜밴드. 이전까지의 록밴드의 고정관념을 뿌리채 바꿔놓은 파격적인 음악들을 선보였으나 1999년 2.5집 '특별시 소년소녀' 발표 이후 간헐적인 공연은 있었으나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 동안 리더 김형태는 영화음악, 연극음악과 '도시락특공대'등 음반 기획을 하였고 연극 배우 활동, 칼럼니스트 등 문화계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그 황신혜밴드가 아니다.
4년만에 발표하는 황신혜밴드 3집은 또다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고 있다. 그것은 황신혜밴드 자체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조차 용납하지 않는 무한자유의 결과이다. 3집 '병아리감별사 김씨의 좁쌀로멘스'는 기타, 베이스, 드럼을 기본으로 하는 록밴드의 구성을 버리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택했다. 그리고 모든 음악작업은 김형태 한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지난 3년동안 지속적으로 컴퓨터 작업에 몰두해온 김형태는 혼자서 작사,작곡, 편곡, 시퀀싱, 편곡은 물론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자신의 조그마한 스튜디오에서 모든 앨범 작업을 완성했다. 그 결과는 황신혜밴드의 파격을 익히 알고 있던 사람이라도 깜짝 놀랄만한 다양하고 새로운 감성의 음악 세계로 나타났다.
3년동안 꾸준히 만들어진 음악들은 그 새로움만은 이전의 황신혜밴드의 정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 없는 새로운 감각의 탈장르적 음악 성향이나 상상력의 끝을 알수 없는 소재와 촌철살인의 가사들이 그러하다. 또한 스스로 싸이키트로닉 -Psychetronic-이라고 이름지은 본 앨범의 사운드는 황신혜밴드가 그간 보여준 한국적 감수성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노래들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즐겁고 새로운 컨셉트 앨범 '병아리감별사 김씨의 좁쌀로멘스'
99년에 김아라 연출의 햄릿프로젝트에 햄릿역으로 처음 연극에 출연한 김형태는 음악과 드라마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연속곡'이라는 구성을 처음 착안하게 되었다. 이것은 주말연속극이나 신문연재소설처럼 음악도 '주말연속곡' 이란 것이 있으면 재미있겠다라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병아리감별사 김씨의 좁쌀로멘스'라는 기본 스토리가 만들어 지고 노래 연작들이 하나 둘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노래들은 처음에는 황신혜밴드 홈페이지를 통해서 주말마다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스토리는 다시 김형태의 손에 의해서 240페이지 분량의 그림책으로 재탄생되고 그 책의 중요한 장면들은 영화음악과도 같이 다시 또 노래들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노래들 중에서 엄선한 것이 황신혜밴드 3집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림책은 2003년 봄에 출간 예정- 병아리감별사의 스토리는 한때 유망직종으로 우대 받았으나 새로운 기계의 출현으로 이제는 몰락해가는 한 소시민의 소심하고 하찮은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병아리감별사에 의해서 골라진 수평아리들은 곧바로 폐사된다. 쓸모없는 수컷들. 이것은 주인공 김택봉씨 자신의 신세와도 다를바 없다. 무능하고 못생기고 보잘것 없음으로 해서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사랑을 하더라도 이상한 사람으로 보여지고 마는 어느 소시민의 러브스토리이다. 수록곡들은 사랑과 욕망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이다.
--- 잘 먹겠습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어느날 아침, 이 노래는 삶의 절망과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에 저절로 만들어 졌다. 그리고 불과 몇일 후에 9.11 테러가 일어났고 세상은 아수라장이 됐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정말 다행이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안녕의 기원이 깊게 스며있다. 황신혜밴드 3집을 발매한 이유를 한가지만 꼽으라면 이 노래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어서라고 말하고 싶다. 소설가이외수씨는 "이 노래를 들을때면 모든 혈관이 투명해지고 저 빌어먹다 꼬꾸라질 세상 전체를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라고 말했고, 가수 이남이씨는 "김형태가 음악을 쓰는 것이 아니고 음악이 김형태를 쓰는 경지가 됐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곡이다.
꾸밈없는 소박한 반주와 유려하지 않은 보컬은 삶의 진솔한 풍경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이런 노래가 힛트곡이 될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세상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듣고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