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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 향수 / 조수미, 그녀의 첫번째 순수 한국 가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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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란 그 나라 민족 정서와 예술성이 짙게 밴 고유의 성악곡을 말한다.
모국어로 된 시를 노래말로 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몇 나라 안되는 희귀한 전통이다.
한국 가곡이 독일, 이태리 가곡과 구분되는 것은..물론 한국어, 한국 시를 노래말로 한다는 점이다.
비록 서양 음악의 구조와 원리를 따랐지만, 외형미를 추구하는 서양 음악과는 달리 우리 가곡은 안으로 녹아들고 여음에서 우러나는 우리 특유의 정서가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 가곡은 단순한 음악 쟝르의 차원을 넘어 민족의 노래로서 그 시대의 희노애락을 같이 해왔다.
세계 정상의 소프라노 조수미의 한국 가곡 해석은 현재까지 이어 온 한국성악가의 전통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새로운 차원의 서정성이다. 한국 가곡의 전통적 연주방식이 감정적이고 주관적 해석에 치우치고 있었다면, 조수미의 해석은 지적이고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사와 선율이 주는 정감을 더 강조하거나 노래를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시도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그림을 보여주고, 음악적 세계를 깨끗하게 제시한다.
그 깨끗한 그림에서 듣는 이로 하여금 보다 깊은 정서를 유도한다.
이런 면에서 조수미의 가곡은 서민의 화가라 불리는 박수근의 그림과 많이 닮아있다.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삶의 힘겨움을 탓하지 않고 살아가는 서민들의 무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극히 평범한 서민 화가...절구질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길가의 행상들, 아기를 업은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김장철 마른 가지의 고목들...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화가의 마음은 곧 그의 예술 의지가 되어 서민의 모습을 단순히 인상적으로 담아 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평면화 작업을 추구하였다.
주관적 감정으로 파악한 대상으로서의 서민 모습이 아니라 모든 개인의 감정에서 독립된 완전한 객체로서의 시민 모습 속에 오히려 따뜻한 정을 느낀다. 바로 조수미의 음악세계를 통해 발견하는 객관적 서정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자료제공: 아이드림미디어)